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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미술품 도난 사건 (모나리자, NFT, 경매시장)]

by ssatfg 2025. 4. 1.

미술품 도난은 단순한 절도 범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하나의 작품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물질적 손실을 넘어, 그 작품이 지닌 문화사적 가치와 예술적 상징성까지 상실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는 전통 회화와 조각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트, 특히 NFT 도난 문제까지 새롭게 대두되고 있어 예술계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 모나리자 도난 사건을 시작으로, 디지털 시대의 NFT 도난과 국제 경매시장에서의 위조 및 도난품 유통 문제까지 폭넓게 살펴봅니다. 과거와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드는 미술품 도난의 세계를 통해 예술과 보안, 사회적 신뢰의 관계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미술품도난
미술품도난

 

모나리자: 세기의 미술 도난 사건

1911년 8월 21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 작품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당시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한 이 사건은 예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사건의 범인은 이탈리아계 유리공 노동자 빈센초 페루자로 밝혀졌으며, 그는 자신이 프랑스에서 박탈당한 이탈리아 예술을 되찾겠다는 애국심에서 이 범행을 계획하게 됩니다.

페루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루브르의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범행 당일 미술관이 문을 닫는 월요일을 노려, 하얀 유니폼을 입고 직원 행세를 하며 내부로 침입합니다. 이후 벽에 걸린 모나리자를 떼어내어 외투 속에 감추고 조용히 미술관을 빠져나왔습니다. 당시의 보안 시스템은 매우 느슨했기 때문에, 그의 범행은 전혀 의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모나리자가 사라진 사실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발견되었으며, 프랑스 경찰은 즉각 루브르를 폐쇄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합니다. 유명한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가 일시적으로 용의 선상에 오르기도 했으며, 루브르 박물관은 약 1주일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으며, 도난된 모나리자는 오히려 그 명성과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페루자는 도난 이후 2년간 그림을 자신의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었고, 1913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미술상에게 그림을 팔려고 시도하다가 체포됩니다. 그는 재판에서 ‘이탈리아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감형을 받았고, 모나리자는 프랑스로 반환되어 루브르로 돌아갑니다.

이 사건은 예술작품 보안 시스템 강화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동시에 대중이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난이야말로 최고의 홍보 수단이다”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예술의 사회적 위치, 대중성, 그리고 박물관의 신뢰와 책임에 대한 의식을 되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NFT: 디지털 시대의 미술품 도난

전통적인 캔버스와 조각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계로 넘어간 현대 미술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새로운 위협도 맞이하게 됩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NFT(Non-Fungible Token)입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인증하는 시스템으로, 2021년부터 전 세계 미술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NFT의 폭발적 성장만큼이나 그에 따른 해킹 및 도난 사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대표적인 NFT 마켓플레이스인 Nifty Gateway가 해킹을 당해 수천만 원 상당의 NFT 작품들이 탈취된 사건은 NFT 도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당시 해커는 피해자들의 계정에 무단 접속하여 NFT를 탈취했고, 이를 다시 제삼자에게 판매함으로써 완전한 소유권 이전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불변성’이 도리어 소유권 복구를 더 어렵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낳았습니다.

NFT 도난의 주요 경로는 △ 피싱 사이트 유도 △ 인증 시스템 미비 △ 플랫폼 해킹 △ 지갑 주소 탈취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NFT는 디지털 코드에 기반하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가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에 쉽게 노출되기도 합니다. 예술작품을 보관하는 개인 지갑(월렛)조차도 해킹 대상이 되며, 이러한 문제는 전통 미술품 도난과는 또 다른 복잡한 법적·기술적 문제를 야기합니다.

현재 NFT 거래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보안 프로토콜을 강화하고 있으며, 2차 거래 시 '도난 NFT 여부'를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적인 NFT 소유권 관련 법률은 명확하게 정비되지 않았으며, NFT 작품을 '디지털 자산'이 아닌 '파일 링크'로 간주하는 문제도 있어 복잡한 권리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NFT의 ‘저작권’과 ‘소유권’이 일치하지 않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NFT를 구매한 사용자는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은 보유하더라도, 이미지 자체에 대한 복제, 전시, 배포 권한은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NFT 도난 사건은 기존 미술품 절도보다 더 복잡하고, 회복 가능성도 낮은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매시장: 도난품 유통과 위조 논란

세계적인 예술 작품들이 대중과 만나고 거래되는 공간인 국제 경매시장은 그 자체로 예술 유통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도난 미술품이 버젓이 거래되는 현실, 위조 작품의 유통, 출처 불명의 고가 작품 낙찰 등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경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거래지만, 도난 미술품의 경우 출처(프로비넌스)가 불분명한 작품이 ‘합법적으로’ 새로운 소유자를 만나면서 마치 정당한 거래처럼 포장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2006년 소더비 경매에서 발생한 독일 박물관 도난 미술품 낙찰 사건입니다. 해당 작품은 수십 년 전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것이었으며, 경매 직전까지 그 사실을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도난 작품들이 경매를 거치면 ‘깨끗한 소유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도난 사실이 밝혀져도 새 소유자는 '선의의 구매자'임을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국제법상으로도 예술품 도난 사건은 관할권, 공소시효, 문화재 보호법 등 다양한 법률이 얽혀 있어 소유권 회복이 매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위조 미술품의 증가입니다. 일부 범죄 조직은 유명 화가의 서명을 모방해 위작을 제작하고, 이를 경매에 출품하여 수억 원대의 부당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매사들은 최근 AI 감정 시스템, 작품 DNA 분석, X-레이 촬영, 안료 성분 분석 등을 도입해 정품 여부를 검증하고 있지만, 모든 위작을 걸러내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계 전문가들은 경매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 전 단계에서 작품의 소유 이력, 보관 기록, 전시 이력 등을 철저하게 확인하는 프로비넌스 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제적인 미술품 도난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고, 의심 사례 발생 시 즉시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 국제 협력 체계도 구축이 필요합니다.

결국, 경매시장은 예술과 자본이 만나는 공간인 동시에 범죄와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위험 지대이기도 합니다. 예술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윤리의식과 더불어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예술은 인류의 유산이며, 이를 보호하는 일은 단순히 도난을 막는 차원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일입니다. 모나리자 사건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술품 도난으로, 예술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집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NFT 도난과 같은 디지털 범죄는 새로운 기술과 함께 등장한 신종 위협으로, 기술과 법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이유를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경매시장에서의 도난품 유통과 위작 문제는 예술 유통의 투명성과 책임 있는 거래 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예술을 사랑한다면, 그 가치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책임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예술품 하나하나가 지닌 이야기를 존중하고, 그 이야기가 훼손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보호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